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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인권
지은이 : 존 제러드 러기 | 옮긴이 : 이상수
정가 : 15000원
페이지수 : 360쪽
ISBN 978-89-97751-29-7
출판일 : 201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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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은이 존 러기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 동안 ‘기업과 인권에 관한 유엔사무총장의 특별대표’라는 직책을 맡아 펼친 활동을 되돌아보고 소개하는 책이다. 지구화한 기업활동에 의해 초래되는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인권보호를 증진하기 위한 유엔 차원의 규범을 만드는 것이 지은이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지은이는 당시 ‘기업과 인권’이라는 의제에 대한 유엔의 논의를 주도하면서 <보호, 존중, 구제: 기업과 인권에 관한 프레임워크>(2008)와 이것의 실행지침인 <기업과 인권에 관한 지도원칙: 유엔 ‘보호, 존중, 구제’ 프레임워크의 이행>이라는 두 개의 문건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앞의 문건은 2008년, 뒤의 문건은 2011년에 각각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승인채택되어 기업과 인권에 관한 유엔의 기본 규범으로 확정됐다. 옮긴이는 역자 서문에서 이 유엔 규범을 가지고 밀양 송전선 분쟁을 분석하고 한국전력의 인권침해 행위를 비판한다.

 

 

소개글 

 

로열 더치 셸의 아프리카 니제르 삼각주 석유채굴과 관련된 현지의 분쟁과 환경피해, 인도 보팔의 유니온 카바이드 공장에서 일어난 유독가스 누출 사고로 인한 인명살상, 파키스탄의 나이키 축구공 제조공장을 비롯한 제3세계 저개발국의 아동고용과 노동착취…. 20세기 후반에 기업 활동의 지구화와 다국적화가 크게 진전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게 된 기업의 인권침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더디고 미흡했다. 국가들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 상충과 기업계의 반대 로비가 국제사회의 논의를 저지했기 때문이다.

‘기업과 인권’ 의제를 둘러싼 이런 국제사회 논의의 교착상태는 21세기에 들어서도 계속됐다. 기업들 스스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 경영에 반영하는 움직임이 확산됐지만, 기업의 인권침해 방지를 이런 자발적 노력에만 의존할 수 없음은 분명했다. 유엔은 21세기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10대 원칙 준수를 핵심으로 하는 유엔-기업 간 협약인 ‘글로벌콤팩트’를 출범시켰고, 보다 강제력 있는 ‘기업 인권규범’을 제정하고자 했다. 그러나 글로벌콤팩트는 애초부터 자발주의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 기업 인권규범은 유엔 인권위원회(인권이사회의 전신)에서 채택되지 못하여 사실상 폐기됐다.

2005년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이 책의 지은이인 존 러기 하버드대학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 교수에게 이런 교착상태를 깨뜨리고 기업과 인권 의제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킬 통로를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 러기는 이 제안을 수락하고 아난 사무총장의 ‘특별대표’가 되어 해법 모색에 나선다. 러기는 그로부터 6년 간에 걸쳐 기업과 인권 의제의 틀과 관련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프레임워크(보호, 존중, 구제: 기업과 인권에 관한 프레임워크)’와 그 실행지침인 ‘이행원칙(기업과 인권에 관한 지도원칙: 유엔 ‘보호, 존중, 구제’ 프레임워크의 이행)’이라는 두 개의 문건을 작성했다. 이 두 문건은 각각 2008년과 2011년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승인·채택됐다.

러기는 이 책에서 그 과정을 회고하며, 아난 사무총장의 특별대표로서 자신이 맡은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여 처음에 기대됐던 수준을 뛰어넘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 과정은 수월하지도 순탄하지도 않았다. 기업과 인권 의제에 대한 사고와 논의의 틀과 개념부터 다시 정립해야 했고, 기업계와 시민사회의 상반된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으며, 보편적 인권의 가치와 개별 국가의 주권이 충돌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했다.

이 책에는 러기가 결코 만만치 않은 이런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가 서술돼있다. 결과적으로 ‘국가의 인권보호 의무(Protect)’, ‘기업의 인권존중 책임(Respect)’, ‘인권침해 구제에의 접근(Remedy)’이라는 3대 개념과 ‘인권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라는 실천도구로 정리된 ‘러기 규칙(Ruggie Rules)’에 이르는 과정은 기업과 인권 분야 지적 도전의 첨단이며, 기업활동 지구화 시대의 인권담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켜주는 이정표다.

러기 규칙은 다국적기업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틀과 개념은 다국적기업뿐만 아니라 로컬 기업을 포함한 기업 일반에 적용될 수 있는 인권보호 기준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옮긴이는 우리나라에서 2012년 1월 밀양 주민 이치우(74) 씨의 분신 사망을 계기로 뜨거운 사회적 쟁점이 된 밀양 송전선 분쟁에 대한 분석을 역자서문에서 시도한다. 러기 규칙을 적용하고 보면 한국전력공사(한전)는 틀림없는 인권침해 기업이다. 밀양 송전탑 건설이 국민 다수를 위한 합법적인 공사라는 한전의 주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나라가 ‘인권 후진국’임을 자인하고 거기에 안주하는 것과 똑같다고 옮긴이는 지적한다.

  

   

 

지은이

 

존 제러드 러기(John Gerard Ruggie)_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했고, 대학원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한 뒤로 계속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에서 정치학 및 역사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하버드 행정대학원의 ‘인권과 국제관계’ 석좌교수이며, 하버드 로스쿨의 국제법연구소 객원교수이다. 한때 컬럼비아대학 국제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치학 분야에서 북미지역의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선정될 만큼 왕성한 학문적 활동을 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도와 글로벌콤팩트 출범에 기여했으며, 2005년부터 2011년까지 ‘기업과 인권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대표’로 활동하면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책은 특별대표 재임 기간에 그 자신이 한 활동에 대한 소개와 회고담이다.

 

 

옮긴이 

 

이상수_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이어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법사회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대전 한남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교수직을 시작했고, 2003~2004년에 인도 방갈로르 소재 국립 로스쿨의 방문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2007년부터는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조윤리, 법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법사회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번역서로 《암베드카르 평전》(필맥, 2005)이 있고, 저서로 《법조윤리의 이론과 실제》(서강대학교 출판부, 2009), 《교양법학 강의》(필맥, 2010), 《법사회학, 법과 사회의 대화》(공저, 다산출판사, 2013) 등이 있다. 최근 기업과 인권 분야에서 여러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다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역자 서문: 기업의 인권존중 책임과 밀양 송전선 분쟁
서문

도입: 왜 기업과 인권인가?
1장 도전
2장 단일한 해법은 없다
3장 보호, 존중, 구제
4장 전략
5장 후속조치

부록: 기업과 인권에 관한 이행원칙

 


 

책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세간의 관심을 얻어가고 있는 것과 병행하여 ‘기업인권(business and human rights)’ 이슈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양자는 모두 기업활동에 대한 일정한 규제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성이 있지만 차이점 또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 책은 CSR의 접근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기업인권적 접근에 관한 것이다. (6쪽)


더 이상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사회적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 더구나 국가가 기업에 의한 인권침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기업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거나 심지어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인권침해를 대행해주는 식이 ‘후진국형 인권침해’는 중지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할진대, 기업의 인권존중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그러기 위한 기초 중의 기초에 불과한 것이다. (51~52쪽)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과 주권적 특권을 강력히 고수하는 국가들의 세계에서 다국적기업을 어떻게 규제해야 그런 인적 희생을 방지하거나 완화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희생을 강요하는 기업에 책임을 물을 것인가? 지구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이 지구적으로 규제되지는 않고 있다. 대신 다국적기업의 개별적 구성부분이 해당 활동지역의 관할에 따른다. 그러나 심지어 인권침해 행위를 금지하는 국내법이 있는 경우에도―사실 그런 국내법이 없는 경우도 있다― 국가는 많은 사안에서 그것을 집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국가가 그렇게 할 능력이 없거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며, 또는 국가의 지도자가 사적 이익을 위해서 공공선을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59쪽)


프레임워크와 이행원칙은 3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적절한 정책, 규제, 그리고 재판을 통해서 기업을 포함한 제3자에 의한 인권침해로부터 개인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이다. 둘째는 기업의 인권존중 책임이다. 이는 기업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 기업과 관련한 부정적 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실사절차를 수행하면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는 희생자들이 사법적인 방식과 비사법적인 방식 둘 다에서 효과적인 구제책에 잘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다. (169쪽)


기업 관련 인권침해는 사람에게 손상을 가한다. 그것만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고, 그것이 발생한 경우 완화하거나 구제를 제공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러나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기업에도 비용이 안 드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 비용의 크기와 기업이 그것을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궁금했다. (220~221쪽)


국제사회는 더 이상 국가주권을 최악의 인권침해가 처벌을 받지 않으면서 뒤에서 저질러질 수 있게 해주는 정당한 방패막이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는 기업이라는 형태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타당해야 한다. (280쪽)


인권존중 책임은 기업이 어디에서 활동하든 모든 기업에 기대되는 지구적 행동기준이다. 그것은 국가가 자신의 인권의무를 충족할 능력이나 의지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며, 그러한 의무를 축소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인권을 보호하는 국내법과 국내규제의 준수를 넘어서 존재한다. 부정적 인권영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방지하고 완화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필요하면 구제조치를 취해야 한다.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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