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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환자, 나의 스승
지은이 : 류정선
정가 : 11000원
페이지수 : 204쪽
ISBN 978-89-97751-64-8
출판일 : 201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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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폐암 전문 의사인 지은이가 2천 명 이상의 폐암 환자들을 진료해오면서 겪은 일과 느낀 바를 담담하게 써내려간 책이다. 의사와 환자 간, 환자와 가족 간의 애잔하거나 뭉클한 에피소드들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폐암 환자나 환자의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많다.

 

 

소개글 

 

암과의 싸움이 단지 의학만의 영역인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환자와 환자의 가족, 그리고 의사 사이의 의사소통과 인간적 교감도 작용한다. 진료 시스템과 같은 사회적 여건은 물론 의료비 부담과 관련된 경제적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조건 아래서 의학 지식과 기술을 적용하는 입장에 있는 의사도 그렇지만 암의 공격을 받은 환자 자신과 환자의 가족도 적절한 대응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갈등한다. 그러는 동안 신뢰와 불신,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기도 하고, 각자 자신의 삶을 이전과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렵고 환자에게 고통을 주기로 첫째간다는 폐암 전문 의사다. 20년 이상의 세월 동안 2천 명 이상의 폐암 환자를 진료해왔다. 폐암은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높은 비율로 발생하므로 그 대부분은 노인이다. 지은이는 그들을 ‘인생의 스승’이라고 부른다. “그들을 통해 노년의 고독과 애환을 느낀다. 그들은 자기의 젊은 시절을 자랑하지 않으며, 현재 삶이 어떠하다고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는다. 환자는 내게 스승이다.”(본문 ‘의사 선생’에서)

이 책에는 지은이가 그들과 만나면서 경험한 일과 느낀 바가 다양하게 서술돼있다. 치료를 받기보다 죽을 줄 알면서도 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직장생활을 계속한 폐암 환자 ‘K 선배’는 ‘우리 시대 아버지의 표상’으로, 운명하기 이틀 전 고통 속에서도 자기 시신을 의과대학에 연구용으로 기증하겠다며 동의서를 갖다 달라고 한 ‘A 선생님’은 삶의 종착역인 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승화시킨 ‘비범한 분’으로 각각 지은이의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가 하면 폐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의 병세보다 어머니의 병이 자기 아이들에게 전염될 가능성을 더 궁금해 한(폐암은 전염성 질병이 아님에도) 어느 아들에 관한 이야기 끝에는 “야! 네 아이들은 그렇게 키우지 마라”는 지은이의 일갈이 붙어 있다. 이밖에 폐암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치료에 지장을 초래한 사례도 여럿 소개돼 있다. 있지도 않은 비방을 찾아다닌다든가, 폐암에는 좋은 공기가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과 거리가 먼 시골 오지로 거처를 옮긴다든가, 부작용에 대한 경계심도 없이 약초라고 하면 아무거나 먹어본다든가 하는 경우가 그렇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폐암 전문 의사인 자신의 지식, 경험, 소감을 널리 공유하고자 한다. 폐암 환자나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더 나아가 “나의 이 작은 시도가 우리 모두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옳은지 등 근원적 질문에 대해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지은이

 

류정선_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인하대병원에서 폐암센터 소장과 호흡기내과 과장으로 환자진료와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약물유전체센터에서 방문연구자로 유전자와 항암제 효과에 대한 연구를 했다. 대한폐암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으며, 폐암 전문 국제학술지 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고, 이와 관련해 세계폐암학회, 대한폐암학회, 대한암학회, 보건복지부 등이 수여한 상을 받았다. 생명현상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자 항상 귀를 기울이면서 전문 분야의 생명현상을 해석하고 느끼려고 애쓰고 있다.

 

 

 

차례

 

머리말

1장 의사(醫師)
의사 선생 / 커뮤니케이션 / 명의(名醫)

2장 환자로부터의 배움
우리 시대 아버지의 표상 / 환자 아들에 대한 유감 / 순종(順從) / 한계를 초월한 A 선생님 / 긍정의 화신 K 선생님 / 보호자 / 소통에 대한 아쉬움 / 심폐소생술 포기 동의 / 측은지심(惻隱之心)

3장 믿음과 공감대
기적을 기다리며 / 맑은 공기 / 해몽 / 뭘 먹어야 좋을까? / 식품과 약품의 차이 / 공감대의 변화

4장 폐암과 의료현실
가는 환자와 오는 환자 / 의료문화에 대한 유감 / 환자와 실험 / 항암제의 경제적 독성 / 삐뚤어진 의료제도 / 최선의 진료와 급여기준

5장 삶과 죽음
호상(好喪) / 카다버 / 연도(煉禱) / 지구의 여정

6장 진단과 치료 과정
폐와 기관지 / 흡연, 폐암, 그리고 낙인 / 진단과 병기, 그리고 의심 / 조용한 폐암 / 치료 여부와 방법 결정 / 나의 실수

7장 폐암과 연구
무모한 돈키호테 / 연구과정의 에피소드

 


 

책 속에서

 

부족함이 그지없는 내게 의탁하여 투병해온 이천여 폐암 환자 분들, 그들 대부분은 노구(老軀)를 이끌고 난생처음으로 그 어떤 준비도 하지 못한 채 폐암이라는 극한 상황을 마주했다. 나는 그들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를 놓고 항상 불안과 고통 속에서 번민과 선택을 거듭해야만 했다. (p. 6~7)
 

 
폐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려면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환자의 눈높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힘들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사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p. 20)
 

 
남편, 아내, 자식의 입장에서는 환자의 한쪽 모습만 바라보며 살아왔을 것이고, 폐암 진단과 같이 평생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극한상황에 처한 환자 자신이 어떻게 하는 것을 원할지 가족이 예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의 생각이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p. 66)
 

 
폐암 환자의 대부분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다. 사실 할머니보다는 할아버지가 더 많다. 그런데 똑같이 폐암과 마주하고도 할아버지보다는 할머니가 그래도 좀 덜 외롭게 지낸다. 할머니에게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여성 특유의 친화력이 있기 때문일 것 같다. 감정표현을 하려고 하지 않아 무뚝뚝하고 친화력이란 찾아볼 수 없는 할아버지들이 문제다. (p. 82)
 

 
폐암은 상태가 갑자기 심각하게 변해서 빨리 병원을 찾아가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질병이다. 치료를 받기 위해 다니는 병원과 거리상으로 너무 멀리 떨어진 시골로 이사하는 것, 시골 중에서도 특히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는 것은 응급상황의 발생에 대한 대처 능력과 병원 접근성이 떨어져 오히려 위험을 부를 수 있다. (p. 93~94)
 

 

유방암 환자들은 오래전부터 환우회를 조직해서 서로 아픔을 나누고 있다. 기업들이 이런 환우회의 활동을 지원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그런데 암 중에서도 정말로 지독하고, 말기에 진단되면 5년 생존율이 5퍼센트밖에 안 되는 폐암의 경우는 좀 다르다. ‘암과는 친구로 지내면 된다’는 소리도 폐암 환자에게는 사치스러운 말일 뿐이다. 폐암 환자는 환우회를 조직하고 싶어도 그러기가 쉽지 않다. (p.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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