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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의 함정 -중산층 가정의 위기와 그 대책
지은이 : 엘리자베스 워런,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 | 옮긴이 : 주익종
정가 : 13000원
페이지수 : 288쪽
ISBN 89-91071-02-3
출판일 : 200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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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늘날 재정파탄으로 내몰리는 중산층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그들은 한 세대 전 중산층보다 교육수준도 높아졌고, 연봉도 더 많이 받는다. 게다가 이젠 여자도 일터에 나가 맞벌이를 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이 책은 오늘날 중산층의 재정위기가 과소비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부부가 자신들은 물론 자녀도 중산층의 삶을 계속 누릴 수 있도록 하려는 경쟁적인 노력이 역설적으로 가계 빚을 늘리고 파산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한 맞벌이는 가계지출을 덩달아 증가시키며, 너도나도 좋은 학군의 비싼 집으로 이사하다보니 집값도 오르고 각 가정이 부담해야 할 주거비용과 교육비가 파산을 무릅써야 할 정도로 늘어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미국 중산층 가정들이 부닥친 재정위기를 다루었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의 증가, 자녀의 일류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열풍, 학원 밀집지역의 집값 급등, 주택담보 가계대출의 증가와 모기지 제도의 본격 실시, 신용불량자와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의 급증 등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핵심을 찌르는 시사성과 간명한 필치로 출간 즉시 미국 유수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비즈니스위크>에 의해 2003년도 10대 경영서적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개글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부터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 대출의 절반 이상이 주택 구입용 대출이다. 막대한 자금이 주택시장에 투입되면서 아파트 가격의 급상승을 불러왔다. 집값은 서울의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중산층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더 많이 올랐다. 이러한 ‘입찰전쟁’의 결과로 많은 중산층 가정들이 원하는 집을 얻은 대신 잔뜩 빚을 졌다. 특히 2004년 3월부터 장기 주택저당 대출(모기지)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주택 구입과 관련된 채무가 가정경제의 일상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자기소모적 입찰전쟁의 폐해를 그대로 둔다면 중산층 가정경제의 위기로 이어져, 개인 신용불량자 문제와 더불어 언젠가 우리 사회를 뿌리째 뒤흔드는 거대한 암 덩어리가 될 것이 틀림없다. 《맞벌이의 함정》은 오늘날 미국 중산층 가정의 재정위기를 한 세대 전인 1970년대 중산층의 가계재정과 비교하면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에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중산층의 파산위기는 그들이 능력 이상으로 사치와 향락을 일삼는 데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저자들의 주장은 다르다. 위기는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욕구, 즉 자녀에게 더 좋은 성장환경을 제공하고,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 더 좋은 미래를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빚을 진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들은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가고, 이는 일부 주거지의 주택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높인다. 또 성공한 중산층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 대학졸업장이 필수가 되고, 이는 다시 조기교육의 열풍을 부른다.

이런 상황은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엄마들의 사회진출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게다가 낮은 금리에서 비롯된 가계신용의 확대는 가정이 더욱 손쉽게 돈을 빌리는 바탕이 됐다. 풍부한 자금 조달력을 가지게 된 중산층은 점점 더 좋은 집으로, 좋은 교육프로그램으로 몰려들고 이는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교육비 증가로 이어졌다. 과도한 입찰전쟁의 악순환은 중산층 소득의 대부분을 집어삼켰고, 이제 중산층은 부부가 모두 일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바로 ‘맞벌이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지출되는 가계비용은 여차하면 줄일 수 있는 가변비용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용이다. 이처럼 고정비용이 높아지고 여윳돈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량적 소득이 줄어들어 가족의 수입과 지출에 한 치의 차질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산층은 그동안 자신들이 갖고 있던 안전망마저 상실했다. 바로 비상시 큰 역할을 해온 ‘전업주부’라는 방패막이 없어진 것이다. 이제 가족 중 누가 아프면 간호를 위해 가계지출을 크게 늘려야 하고, 실직을 해도 그 구멍 난 소득을 메워줄 여유가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다운사이징, 구조조정, 아웃소싱 등으로 오늘날 실직의 위험성은 더욱 커졌다. 이제 조그만 재난 하나라도 닥치는 날엔 가정은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으로 내몰리게 된다.

그러나 대안은 있다. 저자들은 이런 덫에 걸려들지 않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정책적으로 교육개혁과 금융재규제(Reregulation)를 제안한다. 중산층의 가정경제를 극단으로 내모는 입찰전쟁을 없애기 위한 학군제 폐지,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대학등록금 동결, 신용대출 제한 등이 저자들이 제안하는 구체적 방법이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각 가정의 ‘재정 소방훈련’이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충고한다. 유사시 부부 중 한쪽만의 소득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를 체크하고, 고정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보험에 가입하고, 장기 할부는 가급적 피하고, 저축을 늘리는 등 위험을 미리 진단하고 대비책을 세워두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들은 더 벌되 무조건 덜 쓰는 것, ‘몇 억 만들기’류의 무모한 재테크, 아이 안 낳기 등의 근시안적인 대응은 악순환을 지속시킬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분석한 미국의 중산층 가정은 지금 우리 중산층 가정의 모습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그들은 가정과 직장을 오가며 열심히 일하고, 규칙대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함정에 빠졌고, 결국은 재정파탄에 이르렀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자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엄마들의 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소리 없이 다가오는 가정경제의 위험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맞벌이의 함정과 가정경제의 파탄에 빠질 수 있다.

 

 

지은이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하버드대학 법대 교수로 《채무자를 용서하며(As We Forgive Our Debtors)》와 《취약한 중산층(The Fragile Middle Class)》을 비롯해 파산법과 상법에 관한 여섯 권의 책을 공동 저술했다. 1997년 미국 의회가 설치해 운영한 ‘파산조사위원회’의 고문을 지냈고, 1998년에는 <전미 법학저널(National Law Journal)>에 의해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법률가 5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성장한 두 자녀의 어머니이며, 남편과 함께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살고 있다.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Amelia Warren Tyagi): 브라운대학과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을 나왔다. 학교 졸업 후 맥킨지에서 의료 및 공교육 담당 컨설턴트로 일했고, 1999년에는 보험연금 회사인 헬스앨라이스(HealthAllies)의 설립에 참여했다. 남편 및 어린 딸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두 저자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다. 이 책은 두 저자가 공동 집필한 첫 책이다.

 

 

옮긴이


주익종: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성균관대와 경희대 강사 등을 지냈고, 현재 서울신용평가정보(주)에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신용평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차례

 

1장 계획한 그대로 살아도
일곱 가정 중 하나가 / 보지 못한 위험 / 엄마들의 이야기 /
자녀를 갖는다는 것은

2장 과소비 신화
돈은 다 어디에 쓰였나 / 자녀들을 위해 / 좋은 학군의 입찰전쟁 /
주택 함정에서 빠져 나오기 / 교육의 가격 / 공립학교 교육에 대한 기대 /
정말로 중요한 대학 학위 / 대학 등록금 동결 / 가족자동차 /
과거의 가정과 오늘날의 가정

3장 엄마라는 다목적 안전망
중산층 가정의 안전망 / 여윳돈은 없다 / 의도는 좋았지만 /
시계를 되돌리려는 것인가

4장 악덕 채무자 신화
파산과 수치심 / 손쉬운 탈출구론 / 사기와 악용론 / 무엇이 문제였나 /
두 배가 된 위험 / 좋지 않은 타이밍 / 엎친 데 덮친다 / 신의 은총이 없다면 /
한 생존자의 사례 / 약간의 예방조처를 / 신화는 폐기돼야

5장 맞벌이 세상 홀로 가기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지만 /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해진 편모들 /
갈라서기도 쉽지 않다 / 맞벌이 가정과의 경쟁 / 재혼의 길 /
아빠에게 더 많이 지불하게 해야 하나 / 고통분담 모형 /
돈을 다 털린 아빠들 / 이미 갈라서기 전부터

6장 시멘트 구명정
규제에서 벗어난 멋진 신세계 / 폭증하는 카드 빚과 2차 모기지 /
미래를 저당 잡히고 / 돈이 있는 곳 / 대출업자가 보낸 회수인 /
실현가능한 대책 한 가지 / 귀먹게 하는 침묵 / 다윗을 만난 골리앗 /
가정정치의 교정

7장 재정 소방훈련
집에 불이 나기 전에 / 이미 불이 났을 때는 / 집에 다시 들어앉아야 하나 /
자녀 안 갖기 해법 / 파산가정의 아이들 / 함정 제거를 위해

 역자 후기 -붉은 여왕의 세계



 

책속에서

 

오늘날 많은 병폐들이 과소비 신화로만 손쉽게 설명되고 있다. ‘사치 열기’로 인해 중산층 가정들이 저축을 줄이고 빚을 내어 소비를 늘린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다. […]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명쾌하지 않다. 물건을 너무 많이 사는 가정들이 물론 있긴 있다. 그러나 과소비로는 저당주택 법정처분율의 255% 상승, 파산신청의 430% 증가, 신용카드 채무의 570% 증가를 설명할 수 없다.(30~36쪽)


왜 부모들이 집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려고 하는가? […] 많은 부모들의 경우에 그 대답은 그들이 파산 지경에까지 이르면서도 추구하는, 강력한 두 가지에 귀착된다. ‘안전’과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각 가정은 이 쌍둥이 신에 대한 제물로 엄마를 일터에 내보냈고, 가족의 경제적 예비자원을 소진했으며, 엄청난 채무 부담을 졌다. 이는 모두 자녀들이 가능한 한 최선의 상태로 인생을 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불과 5년 만에 가정들은 자녀를 보다 좋은 공립 초등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됐다는 이유만으로 세 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고 이 지역의 주택을 살 생각을 하게 됐다. 부동산중개인은 주택 가격의 세 가지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첫째도 위치, 둘째도 위치, 셋째도 위치”라는 농담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오늘날 이 말은 “첫째도 학교, 둘째도 학교, 셋째도 학교”로 바뀌어 버렸다.(39~42쪽)


그들이 자잘한 비용들을 줄일 수 있다 해도 냉혹한 진실을 벗어날 수는 없다. 여기서 냉혹한 진실이란 모기지, 자동차 할부금, 보험료, 등록금 등 우리가 언급한 그 비싼 모든 지출항목이 ‘고정비용’이라는 것이다. […] 소득의 75%가 고정경비에 책정된 상태에서는 가정이 뭔가 잘못될 경우에 대비할 만한 여유가 없다. […] 오늘의 미국 가정은 안전그물 없이 높은 줄 위를 걸어가고 있다. 그들은 바람이 전혀 불지 않기를 기도한다. 모든 것이 잘 되어 가면 그들은 안전하게 건너갈 것이다. 그들의 자녀는 성장해 대학을 마치고, 그들은 은퇴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무언가가, 어떤 것이 조금이라도 잘못된다면, 그때는 오늘의 맞벌이 가정은 큰, 실로 큰 곤경에 처한다.(81~83쪽)


지난 한 세대 동안 맞벌이의 함정으로 인해 오늘날의 가정은 뜻밖의 결과들을 맞고 있다. 오늘의 부모는 과거 어느 때의 부모들보다 더 열심히, 한 세대 전에 혼자 벌던 부모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들은 전일제 직업을 고수하면서 집에서도 모든 의무를 다 하고 있다. 그런데도 역설적으로, 과거에 존재했던 전업주부의 안전망을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은 탓에 재정적 재난에는 더 취약해졌다.(106~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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