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home > 도서 목록(제품상세보기)

크리스마스 캐럴
지은이 : 찰스 디킨스 | 옮긴이 : 한지영
정가 : 8000원
페이지수 : 180쪽
ISBN 978-89-97751-41-9
출판일 : 2014-12-10
목록

이 책은

 

찰스 디킨스가 1843년에 발표한 중편소설이다. 그 뒤로 170여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그 인기가 시들지 않고 있다. 주된 줄거리는 자기밖에 모르는 구두쇠 스크루지가 밤에 찾아온 유령들의 안내로 과거 현재, 미래의 자신을 돌아보고 깨달음을 얻어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이런 교훈적인 메시지가 19세기 중엽의 영국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 및 비판과 버무려진 작품이다.

 

 

 

소개글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 스크루지와 그 주된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인색한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개과천선한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읽어볼 이유가 있다.

주된 줄거리가 ‘스크루지의 개과천선’인 것은 맞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찾아온 네 유령(7년 전에 죽은 동업자 제이컵 말리의 유령,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 현재의 크리스마스 유령,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의 인도로 가난한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새사람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크리스마스의 전통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하는 교훈적 의미가 거기에 담겨 있다. 물론 이렇게만 읽어도 충분히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고 감동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작가 디킨스의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까지 겸해서 읽는다면 보람과 감동이 배가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해인 1843년은 영국에서 ‘신구빈법’이 도입된 지 10년 뒤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구빈법은 영국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른 농촌사회의 해체와 도시빈민의 급증에 대응해 영국이 새로 제정한 빈민구호법이다. 그러나 종전과 달리 빈민 중에서 구빈원에 수용된 빈민만을 대상으로 구호를 제공하면서 그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불만과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 작품에서 스크루지는 자선모금을 하러 온 신사들에게 “가난한 자들이 죽어 없어지면 잉여인구라도 줄겠지”하고 빈정거린다. 그런데 나중에 ‘현재의 크리스마스 유령’이 스크루지에게 그가 이런 말을 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누가 죽고 누가 살 것인지를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고 꾸짖는다. 또한 그 유령은 자신에게 매달리고 있는 ‘인간의 아이’ 둘을 내보이면서 그중 사내아이는 ‘무지’이고 여자아이는 ‘빈곤’이라고 말한다. 사내아이의 이마에는 ‘파멸’이라는 말이 쓰여 있다. 스크루지가 “이 아이들이 몸을 맡길 곳이나 지원책은 없나요?”라고 묻자 유령은 “감옥은 없는 거요? 구빈원은?”이라고 스크루지가 예전에 했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해 상기시키기만 하고 사라진다.

옮긴이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 역시 신자유주의가 득세한 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빈곤계층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을 경쟁에서 도태된 사람들로 취급할 뿐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에 인색하긴 마찬가지 아니냐”고 묻는다. 이 작품에서 디킨스는 가난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거나 선별적 구제의 대상으로만 삼는 태도에 커다란 의문부호를 붙인다.

 

 

 

 

 

 

 

 

지은이

 

찰스 디킨스(1812~1870)_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영국 포츠머스에서 해군 경리국 소속 하급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빚을 갚지 못해 감옥에 갇히는 바람에 열두 살의 어린 나이에 학교를 그만두고 구두약 공장에서 일해야 했다. 열다섯 살에 법률사무소 직원이 된 데 이어 스무 살에는 신문기자가 됐다. 이처럼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가난 때문에 일찍부터 돈벌이에 나서야 했지만 홀로 책을 읽고 습작을 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가 스물네 살 때 우연한 기회가 와서 <피크위크 페이퍼스>라는 시리즈 소설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일약 유명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쉰여덟 살에 사망할 때까지 34년 동안 15개의 장편소설과 5개의 중편소설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썼다. 대표작으로는 <피크위크 페이퍼스> 외에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 <고된 시기>, <위대한 유산>,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다.

존 리치(1817~1864)_영국 런던에서 아일랜드계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서너 살 때 이미 연필로 그린 그림으로 주위 어른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다. 10대 후반 한때 의학을 공부하고 병원에서 수련생으로 일하기도 했으나 얼마 안 가 그림 그리는 일로 돌아왔다. 주로 목판이나 동판, 석판 등을 이용하여 인쇄용 그림 원판을 그렸다.

 

 

 

 

 

옮긴이 

 

한지영_번역가. 1972년 전주 출생. 옮긴 책으로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 <미스터 차이나>, <프렌드시프트>, <몽크>(공역)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제1장 말리의 유령

제2장 세 유령 중 첫 번째

제3장 세 유령 중 두 번째

제4장 세 유령 중 마지막

제5장 결말

옮긴이의 말

 

 


 

책 속에서

 

 

“그럼 달리 어쩌겠느냐, 이렇게 바보들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빌어먹을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너한테 어떤 때냐? 돈은 없는데 청구서 날아온 돈은 지불해야지, 나이는 한 살 더 먹는데 요만큼도 더 부자는 되지 않지, 장부를 펼쳐 놓고 결산을 하려고 들여다보면 일 년 열두 달 적자 아닌 항목이 없지, 내 맘 같아서는…….” 스크루지가 잔뜩 성이 나서 말을 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지껄이고 다니는 바보 녀석들은 모조리 제가 먹을 푸딩 만들 때 같이 삶아서 심장에 호랑가시나무 말뚝을 박아 묻어버렸으면 좋겠어. 암, 그렇게 해야 해!” (15쪽)


“날 그냥 내버려두면 좋겠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으니 하는 말이오, 신사양반. 이게 내 대답이오. 나는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지도 않고, 게으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여력도 없소. 나는 아까 말한 시설들을 지원하는 일에 도움을 주고 있소. 돈이 적잖이 들지. 그러니 형편이 아주 좋지 않은 사람들은 거기에 가야지.” “거기에 갈 수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거기에 가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사람도 많고요.” “차라리 죽겠다면 그러는 게 나을 거요. 잉여인구가 줄기라도 할 테지. 게다가, 미안한데, 그런 건 난 모르는 일이요.” (21~22쪽)


여자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이 뿜어내는 빛에 그 눈물이 반짝였다. 여자가 차분하게 말했다. “별 의미가 없겠죠. 당신에게는 의미가 없을 거예요. 내가 있던 자리를 다른 우상이 대신 차지해버렸어요. 그 우상이 내가 그렇게 되려고 애썼던 것처럼 앞으로 당신에게 힘과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내가 슬퍼할 이유가 없어요.” “어떤 우상이 당신의 자리를 차지했단 말이오?” “황금의 우상이요.” “이것이 세상의 공평한 처사인가! 세상에서 가난만큼 힘든 건 없지. 그런데 부를 추구하는 것만큼 세상이 심하게 비난하는 것도 없으니 말이오!” 여자가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세상을 너무 두려워해요. 세상의 험한 비난을 피하려다가 당신의 다른 소망들을 다 잃어버렸어요. 고귀한 포부가 하나둘 사라지더니 이젠 오직 하나,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내가 틀렸나요?” (76~77쪽)


“이 환영들이 앞으로도 이대로라면 우리 일족 중 누구도 여기서 저 아이를 보지 못할 거야. 그러면 어떤가? 죽을 것 같으면 차라리 죽어서 잉여인구를 줄이는 게 낫지.” 스크루지는 고개를 떨구고 자기가 했던 말을 유령이 그대로 하는 것을 들었다. 후회와 비통함이 엄습했다. “인간아, 너도 속으로는 사람다운 사람이라면, 돌덩이가 아니라면 잉여가 무엇인지, 그게 어디 있는지를 알아내기 전에는 그런 사악하고 위선적인 말을 삼가라.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를 네가 정할 텐가? 저 위에서 보면 네가 이 가난한 남자의 아이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보다 살려둘 가치가 없고, 살려두기에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맙소사! 잎사귀의 벌레가 흙먼지 속의 굶주린 형제들을 보고 입이 너무 많다고 지껄이다니!” (108~109쪽)


각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형상들은 시커멓고 으스스했다. 그러나 저마다 크리스마스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크리스마스 생각을 하거나, 어서 집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가슴에 품은 채 예전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옆 사람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배에 탄 이들은 깨었든 잠들었든 선하든 악하든 모두가 일 년 중 이날만큼은 서로 따뜻한 말을 주고받으며 조금이나마 크리스마스 기분을 냈다. 멀리 떨어져있는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렸고, 그들도 자기들을 떠올리며 행복해할 것이라고 믿었다. (116쪽)


스크루지는 이 선한 도시에서, 나아가 이 선한 세상의 다른 도시, 더 작은 도시, 그보다 더 작은 도시에까지 좋은 친구, 좋은 주인, 좋은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 어떤 이들은 스크루지가 변한 것을 보고 비웃었다. 그러나 스크루지는 그들을 비웃게 내버려두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제는 제법 현명해져서 이 지구상에서 선한 일을 하려면 처음에는 누군가가 비웃기 마련임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하튼 그런 사람들은 장님으로 살 테니 비웃기라도 해서 눈이 감기다시피 하는 편이 다른 모습보다 덜 추해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크루지 자신의 마음이 웃고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177쪽).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