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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페데스의 십자가
지은이 : 윤천수
정가 : 14500원
페이지수 : 308쪽
ISBN 979-11-6295-026-5
출판일 : 20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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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임진왜란 때 기리시탄(크리스천) 왜군들을 따라 서양인 기독교 성직자로는 처음으로 조선 땅을 밟은 에스파냐 신부 그레고리오 데 세스페데스의 행적을 추적한 역사소설이다.

 

 

 

소개글 

 

1549년에 예수회 선교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일본 규슈 남단의 가고시마에 도착함으로써 일본에 기독교가 처음으로 전해졌다. 이후 일본에서 기독교의 전교 활동이 적극적으로 펼쳐짐에 따라 신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정치적 패권을 장악하고 기독교를 본격적으로 탄압하기 직전인 1580년대 중반에 일본 내 기독교 교회 수는 200개, 신자 수는 10만 명을 각각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몇 년 뒤인 1592년에 시작된 임진왜란 때 조선에 출정한 장수와 병졸들 가운데도 왜어로 ‘기리시탄’으로 불리는 크리스천, 즉 기독교 신자가 적지 않았다.


임진왜란 때 기리시탄 왜군을 따라 조선 땅을 밟은 에스파냐 신부 그레고리오 데 세스페데스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작가는 세스페데스 신부의 관점에서 임진왜란의 현장을 팩션으로 재구성했다.

 
왜군이 한반도 북부까지 진격했다가 명나라의 군사적 개입과 조선 의병의 반격 등에 밀려 퇴각해 남해안 몇 군데에 성을 쌓고 지키던 상황이 배경이다. 그런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신부의 사목 활동과 왜군 내 장수 간 알력이 얽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인을 살해하는 것도 모자라 생사람의 귀와 코를 베기까지 한 왜군의 고해를 들으면서 고뇌하는 신부와 왜군에 붙잡힌 조선인 포로 사이의 신앙 교류가 이루어진다.

 
작가는 이 소설에 대해 “왜군과 조선인 포로가 함께 죽어가는 왜성에서 그 지옥 같은 시간과 공간의 복판에 서야 했던 성직자의 고뇌와 성찰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전란의 참화 속에서 서양인 사제와 조선인 청년 사이에 피어난 우정과 종교적 인간애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지은이

 

윤천수(尹天洙)_1956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났다. 2005년 <월간문학> 신인상과 2007년 <문학사상> 장편소설문학상 공모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늦었지만 오래 쓰는 작가로 남기를 바라며 소설을 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연작소설집 《호모헌드레드 만세》, 장편소설 《마지막 콜사인》(전 2권), 《너를 반겨 놀았더라》, 《그해 우기》 등이 있다.

 

 

 

차례

 

전란의 땅 코라이
오랜 앙숙
1593년 12월 27일
짐 진 자
사흘간의 초대
사제와 포로
동무 되고 동지 되어
비밀과 음모의 성
풀빛이 스러지랴
떠날지 머물지
위험한 여행
신부를 사로잡으라
크리스마스 선물
흩날리는 벚꽃
어찌하여 저를 그곳에 보내셨나이까

 


 

책속에서

  

평안도며 함경도며 황해도며 파죽지세로 북상했던 왜군의 예봉이 꺾인 지는 오래였다. 3대 선봉장 고니시 유키나가, 가토 기요마사, 구로다 나가마사는 남하를 거듭해 각자 경상도 웅천, 울산, 부산에 성을 쌓고 웅거했다. 다들 휘하 병력의 절반 이상을 잃고 패배의 쓰라린 맛을 본 뒤였다. (12~13쪽)
 
 
세스페데스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천천히 눈을 뜬다.
“제가 더 이상 어쩔 수 있겠습니까만, 이것만은 명심하십시오. 장군께선 기리시탄 즉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 말입니다.”
아우구스티노는 어금니를 지그시 문다. 편치 못한 안색이다.
“나 지금 안 그래도 피곤하오. 하느님의 이름으로 나를 자꾸 몰아붙이지 마시오. 지금 난 아우구스티노가 아닌 고니시 유키나가요.”. (119쪽)

 
 
“하느님 그분은 전능하시다면서요. 신부님, 기도만 하시지 말고 지금이라도 그분께 도움을 청해 왜선에 끌려가고 있는 조선인들을 되돌아오게 할 순 없나요?”
을라수는 답답함과 실망감을 한꺼번에 토로한다. 사제는 잠자코 있다. 맹랑한 말을 해대는 조선의 더벅머리 아이 앞에서 사제는 어쩌면 무력감을 맛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132쪽)

 
 
뭣이라고? 그 서양 신부라는 자가 정말로 부산 기장성까지 왔다는 말이냐?”
닌자의 긴급 정탐보고를 받은 울산 서생성의 가토 기요마사는 화들짝 놀라며 눈을 치뜬다. 세스페데스 신부의 동정이 가토의 일급 비밀첩보원인 닌자의 정보망에 걸려든 것이다. (304쪽쪽)

 

 

“수사님께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수사님은 왜국 사람인데도 왜병들처럼 무섭지 않아서 좋았어요.”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게로구나. 신부나 수사는 하느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나를 어느 나라 사람이 아닌, 어떤 사람인지로 기억하려무나.”  (270쪽)

 

 

어느 쪽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고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 되어 또 다시 쫓기는 몸이 된 이방인, 도리어 일본군들이 해치려 들고 오히려 조선인들이 구해주는 역설적 상황, 그들 모두를 위해 기도해야 했던 모순의 시간…….
사제의 머릿속에서 몸소 겪은 전쟁의 혼란상이 뒤얽힌다. ‘이 이상한 전쟁에 저를 보내 무엇을 이루려하심이었습니까?’. (296~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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